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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13일 1차 수술 (2박 3일 입원)

2014년 9월 25일 2차 수술 (당일 저녁 퇴원)


외치핵 진단을 받다.

 

몇 년 전부터 치질임을 알았다. 변을 보고 나면 항문이 밀려나와 케겔운동처럼 항문을 오므리며 힘을 가하면 들어갔다. 그러다 한 3년 전부터는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아주 가끔 피도 났지만, 아픈 게 없고 병원가기가 두려워 방치하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에는 밀어넣어도 아예 들어가지 않는 혹같은 놈이 생겼다. 이 놈은 아무래도 항문의 외측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것 같았다. 통증도 있고 방치할 수 없어 동래항운병원을 찾았다. 병원이라면 질색이라 아파도 그냥 버티는 편이지만, 이건 방치하면 안 된다는 것을 직감으로 알 수 있다.

 

병원엔 사람이 꽤 많았는데 크게 기다리지 않고 의사와 면담할 수 있었다. 여 간호사가, 살펴 봐야하니 옆으로 누워 바지를 내리란다. 의사가 보는 거 아니냐니까 오신다고 까고 기다리란다. 다행이다. 옆으로 누워 바지 까고 3분 뒤 의사가 왔다. 엉덩이를 벌려보자마자, "아이구~ 이거 수술해야 합니다." 이런다. 겉에도 그렇지만 안쪽도 해야 한다고... 날짜 잡으란다.



 

한 번에 수술하면 4박 5일 두 차례 나눠서 하면 1차 2박 3일 + 2차 당일 퇴원

 

추석 연휴때 하면 좋겠는데, 연휴 내내 4~5일 누워있어야 된단다. 추석연휴를 그렇게 보내 수는 없지... 예전에 하루면 퇴원 가능하다는 기사를 본 것이 생각나서 학원 강사라 입원 오래 못 한다고 했더니 스케쥴은 원하는 대로 맞춰 줄테니 말해보란다. 고민하고 있으니 이번 토욜 1차로 바깥쪽하고 6주 뒤 2차로 안쪽 하란다. 토요일 수술하고 월요일 오전에 퇴원 할 수 있단다. 수술은 5분이면 끝나니 걱정 말란다.

 

 

 

간단한 수술이지만, 기본 검사가 적지 않아.

 

의사와 수술 날짜 잡고 집에 가려고 나왔는데, 이것저것 검사해야 된단다. ㅜㅜ 먼저 피 뽑고, X레이 찍고, 심전도 검사하고, 직장내시경 했다. 다른 거야 무난하지만 직장내시경은 하기 전에 좌약 넣고 배변을 본 후에 받아야 한다. 간호사가 좌약 넣어 주는데 항문은 외부에서 건드리거나 뮈가 들어오면 금새 배변감이 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좌약 넣고 5분간 참으라는데, 3분 정도 되면 신호가 온다. 하지만 불굴의 의지로 6분을 참았다. ㅋ

 

직장 내시경은 항문으로 뭐가 훅 들어오는 것이 아랫배가 매우 불쾌했다. 직장은 항문에서 대장을 이어주는 짧은 구간이다. 아픈 것은 없는데 하고나서도 서너 시간 동안 아랫배가 불편하다.

 

 

 

수술 전날

 

병원에서 처방해 준 연고와 좌약을 받아 집으로 향했다. 연고는 항문에 하루. 두 번 바르는 건데, 밖으로 부어있던 부위의 통증이 사라져서 편하게 해주었다. 좌약은 수술전날. 밤 8시에 넣고 1시간 참은 후 배변을 보고 이후에는 금식이라 했다.

 

일이 늦게 마쳐 11시에 좌약을 넣고 12시에 배변을 봤다. 배변 후 입원 준비물을 챙겼다. 안내 종이에는 슬리퍼, 생리대, 거즈를 준비하라고 적혀있다. 하지만 2박 3일의 지리한 시간을 버티기 위해 책 2권, 노트북에 영화 2편, 휴대전화 배터리와 충전기까지 챙겼다. 그리고는 수술 후 아플까봐 잠이 잘 오게 하려고 일부러 새벽 늦게까지 tv보다 잘려고 했는데, 실패했다. ㅜㅜ

 

 

수술 당일

 

수술당일 수술 후 잘 자려고 일부러 일찍 일어났다. 10시 반 수술예정이라 10시에 도착 했다. 입원 수속을 하는데 병실을 고르란다. 6인실은 무료 2인실은 5만 원... 6인실 가면 시끄럽고 고생할까봐 2인실로 골랐다. 무통주사 8만 원인데 할거냐고 묻길래 왠지 별로 안 아플거 같아 안 한다고 했다. 당장은 병상이 없는데, 수술하고 나오면 생길 거라고 일단 3층 간호사실로 가란다. 3층으로 가니 간호사가 병실 없다고 환자복 갈아입고 짐 맡기고 나오란다. 창고 같은 곳에서 옷 갈아입고 나오니 간호사가 수술 동의서 설명하고 작성하란다. ‘이런 건 의사가 하는 거 아닌가?’ 그리고 또 초음파 검사 해야 된다고 검사 받으러 가란다.

 

젠장... 수술에 대해서만 설명들었지... 뭔 놈의 검사가 이리도 많냐.... 또 항문으로 기구를 집어 넣었다. ㅜ.ㅜ 그나마 이건 금세 끝나고 깊이 안 들어와서 어려울 것 없었다. 초음파 받고 그 바로 옆방으로 안내 했다. 중환자실 같이 수술대가 쭉 여러 개 놓인 방이다. 수술실임을 직감했다. 몇 사람이 누워서 대기하고 있었다. 눈을 감고 마인드 콘트롤을 하고 기다렸다.

 

 

 

수술이 시작되다.

 

누워 있던 사람들 차례로 마취가 시작 되었다. 인터넷에서 본 그대로 척추마취를 한다고 옆으로 누워 무릎을 가슴에 붙이고 새우자세를 만들라는 얘기가 들려왔다. 내 앞에 학생이 하나 있었는데 고1이란다. 녀석... 마취할 때 소리가 없는 걸로 봐선 통증은 없나 보다.

 

드디어 내 차례다. 인터넷에서 본 대로 가는 바늘이 들어왔다. 팔에 맞는 주사만큼. 아픈 건 거의 없었다. 마취가 제대로 안 되서 아프면 어쩌지 걱정하고 있는데 고1짜리 수술하는 소리가 들렸다. "치지직~"하는 소리가 몇 차례 나더니 끝났단다. 소리로 봐서는 레이져로 잘라내는 것 같았다.

 

드디어 내 차례다. 하반신이 찌릿찌릿 한 것이 다리에 쥐났다가 풀릴 때처럼 감각은 있지만 통증은 없는 것 같았다. 탱탱하게 사타구니 쪽이 부어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여기 동래항운병원은 원장선생님도 직접 수술하시나 보다. 나는 운 좋게도(?) 원장 선생님이 수술 해주셨다. 정말 5분 만에 통증도 없이 끝이 났다. 수술 하는 동안은 하반신만 감각이 없으니 의사들 끼리 대화하는 소리나 뭔가 나를 공략하는 느낌 정도는 안다. 끝나고 내 몸에서 떨어져 나온 덩어리들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는 아주 따뜻한 미소로 고생했다고 토닥여 주는데 신뢰감이 팍팍 쌓였다.

 

 

 

척추마취와의 사투

 

척추마취 후 4시간 동안 고개를 들지 말고 누워있으란다. 병실이 빌 동안 수술실 한켠에 잠시 누워 있다가 병실로 옮겨졌다. 수술대에서 이동용 침대로 옆구르기로 옮겨 타고 다시 입원실 침대로 굴렀다.

 

이 때부터가 힘들다. 4시간 동안 움직이지 말고 바로 누워 있으라는데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이거야 원 나는 이게 너무 힘들었다. 식은땀도 나고 허리도 아프고 불편해서 미칠 지경... 2시간 쯤 지나니 서서히 마취가 풀려옴이 느껴지고 항문에도 통증이 오는 것 같았다.

 

2인실이었는데 옆 사람은 나보다 10분 늦게 수술 받은 사람이었다. 무통도 맞고 있는데도 통증이 심하다고 진통제를 찾았다. 그 사람 보니 덜컥 겁이 나서 나도 신청하지 않았던 무통을 뒤늦게 신청했다.

 

처음엔 와이프에게 혼자하고 가면 되니 오지 마라고 큰 소리 쳤었는데, 점점 통증이 오고 움직이기 힘드니 곁에 와이프가 있는 것이 큰 힘이 되었다. 잠이라도 들면 좋겠는데, 잠도 깊이 못 들고 힘겹게 4시간을 버텼다. 이 4시간은 통증이 아니라 가만히 누워 있어야 하는 것에 대한 힘듦이다. 그 전에 고개를 들면 척수액이 흘러나오고 그러면 며칠 동안 두통으로 고생할 수 있단다. 가만히 있으니 다리가 져려 와서 힘들었다.

 

드디어 길고 긴 4시간이 흘렀다. 마취가 거의 풀려 항문에 뜨거운 통증이 올라왔다. 무통주사 때문인지 이 통증은 참을만 했다. 수술 후 항문에 거즈를 꽂아 넣어놨는데 이것이 또 나를 미치게 했다. 아프거나 한 건 참을만 했는데 이 거즈로 인해 항문이 너무 불편하고 압박을 받았다.

 

간호사는 7시가 되어야 빼준단다. 12시에 수술 끝났으니 7시간을 끼우고 있는 것이다. 식은땀이 줄줄 흘러 옷과 침대를 축축히 적셨다. 첫 날 밤에 나는 입원복을 두 번이나 갈아입었다.

 

너무 힘들어서 수면제라도 놔달라고 하니 의사랑 사전에 얘기했어야 한다며 간호사 맘대로 놓을 수 없단다. 고통 속에 몸부림 치다 7시가 되었다. 한계를 느꼈다. 이 망할 간호사가 7시 10분이 되어서야 들어와서 빼줬다. 항문에 박혀있던 거즈를 빼고 나니 천국 같았다. 통증은 있었지만 참을만 했다.

 

 

 

소변과의 사투

 

이제 속옷을 착용하란다. 팬티에 여성용 생리대를 붙여서 입어야 된다. 별 걸 다 해본다. 물을 1리터 이상 많이 먹으라 해서 계속 먹었다. 소변이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은데 아무리 힘을 줘도 나오지를 않는다. 신기하면서도 짜증났다. 인터넷에 보니 척추마취의 부작용 중 하나란다. 간호사에게 말하니 소변보는 주사를 놔준다. 그거 맞고 30분 쯤 후에 겨우 몇 방울 흘리고 나왔다. 이후에는 시원하게는 아니지만 그래도 소변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일부러 물을 많이 챙겨 먹고 소변을 많이 보려고 노력했다.

 

저녁으로 죽이 나왔다. 워낙에 고통에 시달렸던지라 먹고 싶지 않았다. 몇 숟갈 떠먹여 주는데 이내 고개를 돌렸다. 와이프는 그날 밤 간이침대에서 잠들었다. 나는 낮에 계속 쪽 잠을 자서 그런지 계속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회복 중

 

다음날 일요일이다. 와이프 집에 가고 책 보다 자고 책 보다 자고를 반복 했다. 역시 책을 보면 잠이 잘 온다. 좌욕도 하는데 역시 너무 좋았다. 하루 세 번 하라는데, 열 번도 넘게 하고 싶었다. 실제로는 아침, 점심, 저녁, 자기 전에 총 4번 했다. 이기적 거리면서 돌아다니고 담배도 사와서 피웠다. 첫 날 거즈 뺄 때까지만 힘들었고 이후에는 힘든 건 별로 없는 것 같다. 와이프랑 아기가 저녁에 잠시 왔다가고 밤에 잠도 잘 잤다. 입원한 상태에서 딸래미 보니 아프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병실에 뉘워 있는 아빠를 낮설게 보는 딸아이에게 괜히 미안해졌다.

 

 

 

수술은 5분 회복은 몇 주

 

5분만에 수술 끝난다는 의사의 말만 듣고 쉽게 생각했던 것이 나의 큰 착각이다. 간단한 수술이니 금세 회복해서 일상으로 아무렇지 않게 돌아 갈 수 있으리라 여겼다. 대중매체에 나와 다음날 활동 가능하다느니 하는 건 믿을 것이 못 되는것 같다. 엄밀히 말하면 활동이야 가능하다. 하지만 평상시처럼 움직일 수 없고 어기적어기적 움직여야 하는 것이지.

 

5분 수술은 맞지만 그 전에 검사가 많고 4시간은 꼼짝없이 못 움직이고 7시간까지는 고통스럽다. 그리고 아직 안 지나서 모르겠지만 일주일 정도는 걸음도 평상시처럼 힘들지 않을까 싶다. 간단한 수술일진 몰라도 환자에겐 수술은 수술인 것이다.

 

첫 날은 고생했고 이튿날은 그냥 편히 보냈다. 3일째 퇴원하는 날이다. 이틀날에도 변의가 종종 느껴 졌지만 두려움에 적극적으로 변을 보러가지는 않았다. 퇴원을 앞두고 변보고 좌욕 한 반하고 가고 싶은데 신호가 안 와서 간호사에게 말해 좌약을 넣었다. 1시간 참다가 변 보러 가라는데 1시간 지나니 속이 부글 거리더니 방귀만 부륵 부륵 나오고 변은 소식이 없다. 오래 앉아 있으면 안 좋을 것 같아 그냥 나와 간호사에게 물으니 먹은 게 적으면 변이 안 나올 수 있으니 그냥 퇴원하고 내일 진료 받으러 오란다.

 

 

 

3일째 퇴원

 

그렇게 내 생에 첫 입원은 막을 내렸다. 아~ 2차 수술도 해야 되는데 마의 7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벌써부터 고민이다. 수술 전에 의사에게 수면제 처방 받아야 겠다.

 

점심 때 집에 도착했다. 약을 먹기 위해 오자마자 점심을 먹었는데, 점심을 먹자마자 변의가 왔다. 아까 오전에 관장을 한 탓인지 설사처럼 무른 똥이 나와 누군가처럼 찢어지는 듯한 고통은 없었다. 다행이다.

 

 

 

일상생활의 불편

 

2박 3일 입원 후 퇴원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할 줄 알았다. 집에서의 생활은 되겠지만 직장에 복귀해서 정상적인 업무를 본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통증은 참을만 하지만 불쾌하고 불편함 때문에 집중할 수가 없다. 음식을 먹으면 금세 변의를 느끼는데 알고 보니 처방받은 약에 변비약이 들어있었나 보다. 그래도 덕분인지 굵거나 딱딱한 놈은 없어 누구처럼 화장실에서 개고생하지는 않았다. 가늘고 부드러운 녀석만 나와서 크게 아프지 않았다. 물론 피는 자주 섞여 나온다. 피가 안 날 때도 있다.

 

이제 3주 차에 접어들었다. 아직도 변을 보면 휴지 같은 걸로 닦지는 못하겠다. 샤워기로 씻은 뒤 좌욕으로 마무리 한다. 좌욕을 하지 않으면 통증도 좀 있고 뒤가 찝찝하다. 이러니 직장에서 마음 편히 볼일을 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2주가 끝날 무렵부터 제법 편하게 움직였고 3주 차에 들어오니 가벼운 운동까지는 가능할 것 같다. 5분의 수술 뒤에 이렇게 불편함이 오래갈 줄이야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피곤한 외래 진료

 

2주 차까지는 일주일에 2번 병원에 가고 이후에는 2차 수술까지 일주일에 1번 병원에 가서 경과를 살핀다. 외래 진료는 의사가 9시 20분부터 진료 시작하는데도, 8시 30분부터 사람들이 대기하기 시작해서 참 기다리는 게 힘들었다. 그래서 중간에 띄엄띄엄 갔다.

 

3주 차 지나고 부터 피똥도 없고 불편함은 크게 줄어들었다. 4주 차부터는 달리기도 가능하고 모든 면에서 정상적인 상태다.

 

 

 

잠 좀 자게 해주세요

 

6주 차가 되어 2차 수술을 하러 왔다. 무섭지는 않지만 마음이 편할리는 없었다. 2차는 통증도 거의 없고 당일 퇴원 가능하다고 했다. 2차 수술 전 마지막 진료 받으면서 지난번 수술 후 마취 깨는 과정에서 너무 괴로웠다며 수면제 처방을 해달라고 했더니 마취도 직접하고 수면제 처방도 해준다 했다. 역시 신뢰가 팍팍가고 믿음직한 원장님이다.

 

 

 

2차 수술

 

지난번과 같이 수술대에 누웠다. 원장님이 직접 마취해주셨고 지난번에는 한 방 맞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두 방을 맞았다. 그리고 지난번에는 마취주사 맞고 서서히 마취되며 5분 쯤 후에 수술 했는데, 이번엔 두 방이라 그런지 바로 마취되어 다리가 저렸고 곧바로 수술도 진행되었다. 역시나 5분도 체 안 되어 끝나버렸다.

 

 

 

수면제도 통하지 않다니

 

병실에 올라와 수면주사를 맞았다. 4시간 동안 꼼짝말고 바로 누워 있는것이 힘들어 수면제를 요구했었는데, 2시간 만에 깨버렸다. 2시간이 겨우 흘러 4시간이 지났지만 계속 누워 있다. 인터넷에서 척추마취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글을 많이 봐서 6시간은 채우려고 말이다.

 

 

 

망할 놈의 항문 거즈

 

1차에서도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항문에 꽂아 놓은 거즈로 인한 배변감과 불쾌감이었는데, 이번에도 똑 같다. 이건 6시간 동안 꽂고 있나본데, 5시간부터 슬슬 참기 어려워지면서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다. 압박이 매우 심하지만 지난번 보다는 나은 것 같다.

 

지난번 1차 때에는 똥꼬가 화끈거리고 몸이 식은땀으로 젖을 정도 였는데... 이번에는 여러모로 훨씬 편하다. 그래서 아내도 보내고 혼자 있었다.

 

통증은 확실히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로 크지 않다. 아무튼 5시간을 내리 누워 있다가 도저히 못 견디겠어서 집에 가겠다고 링거랑 엉덩이에 박아놓은 거즈를 제거해달라고 했다. 간호사를 불러도 소리가 들리지 않아 걸어서 가는데 머리가 약간 띵 했다.

 

 

 

환자 괴롭히는 척추마취

 

일어날 때 혹시나 척추마취 후유증 있을까봐 걱정이 컸다. 다행히 그런 건 없었다. 집으로 가기위해 병원을 나섰다. 길 건너편에서도 택시가 안 잡혀 좀 걸어나와서 겨우 탈 수 있었다. 예전에 손만 올리면 택시를 탈 수 있었는데, 요즘은 택시 잡기가 어려울 때도 적지 않은 것 같다. 미리 콜택시 부를 걸 그랬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몸조리 하기위해 아내에게 아기랑 친정에 가 있으라고 했으니 말이다. 옷만 벗어던지고 바로 누웠다. 1차 수술 때 한기가들어 이불 싸매고 있다가 땀으로 환자복 두 벌을 베렸 었는데, 저녁이 되니 또 몸이 으슬거렸다. 척추마취로 인한 증상인 것 같다. 하여튼 이 척추마취가 마취는 편하고 효과적인데, 수술 후에 환자를 괴롭히는 나쁜 놈이다. 전기장판을 가져와 틀었다. 저녁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주구장창 누워서 tv를 보며 뒤척였다.

 

척추마취를 원장님이 직접 해서 그런지 지난번 보다 훨씬 견딜만했고 마취도 빨리 풀렸다. 그리고 소변도 어렵지 않게 잘 볼 수 있었다. 소변으로 마취성분이 나오기 때문에 물을 많이 마셔 소변을 봐야 한다. 1차에서는 소변이 안 나와서 쪼매 고생하다 주사를 맞고서야 겨우 눴었다. 척추마취기 때문에 소변보는 기관에도 마취가 되어 그런 거란다. 일정 시간 안에 소변을 보지 못하면 방광이 차기 때문에 소변 줄을 끼워야 한단다.

 

 

 

2차 수술 후에는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저녁은 일반 죽은 지난번에 먹어보니 도저히 맛이 없어 못 먹겠어서 호박죽을 먹었다.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었다.

 

2차 수술 다음날 집안 꼴이 엉망이다. 빨래 걷고 이불 널고 청소하고... 어제 먹다 남은 호박죽을 마저 먹었다. 변의가 강하게 느껴져 화장실에 급하게 뛰어 들어 갔다. 혹시나 싶어서 힘을 가하지는 못 하고 토끼똥 정도만 내보냈다. 아직 큰 것이 남아 있음을 느꼈지만 무리하기 싫었다.

 

그리곤 좌욕을 하는 데 그사이 엄마가 또 죽을 사오셨다. 좌욕 후 청소기랑 걸레질 하고 나서 엄마가 놓고 간 죽을 한 숟갈 뜨는데 다시금 신호가 왔다. 억지로 힘을 가하지 않기 위해 요령껏 힘을 주어 놈을 내보냈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수술 후 배변 시 나는 큰 고통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고생 했다고 하던데 말이다. 이게 요령인 것 같다. 글로 설명하기 어려운데, 강약 조절을 하며 케겔 운동처럼 조절하니 아프지 않은 것 같다. 물론 딱딱한 변이 아닌 것도 다행이다.

 

치질 수술 후에는 변을 볼 때마다 쾌감 같은 것이 있다. 기분이 좋다. 잔변감도 거의 없다. 수술하고 회복하는 며칠이 좀 불편해서 그렇지 크게 힘든 수술은 아닌 것 같다.

 

그러니 겁나거나 부끄럽다고 미루지 말고 서둘러 병원에 가는 것이 상책일 듯 싶다. 초기라면 수술 없이도 치료 가능할 테니 말이다. 이번에 치질수술을 겪으며 주변 사람들과 대화해보니 의외로 사람들이 이 이야기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담담해 했다. 다들 겪어 보거나 남몰래 겪고 있거나 가까이서 봐왔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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