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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친구들과 단체 카톡을 하다가 낚시 얘기가 나왔다. 제주에 있는 친구가 계절마다 오징어, 문어, 돌돔 등 낚시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종종 얘기했고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가던 우리는 아내에게 허락을 받아 금요일 하루 휴가를 쓰고 주말을 끼어 2박 3일 간 친구도 보고 낚시도 할 겸 제주로 떠나기로 했다.


3명이 50만 원씩 회비를 내고 6개월 전부터 항공권을 예매해놓고 남자들의 카톡방은 하루하루 지날수록 수다가 많아졌다. 설렘이 커졌던 거겠지? 150만 원의 회비로 제주에 사는 친구까지 4명이 즐기는데 부족함이 없었고 딱 떨어지는 금액이었다. 제주 친구는 회비는 내지 않는 대신 차를 제공하고 우리의 가이드를 맡았다.


나는 세 번째 제주 방문이고 같이 가는 친구 하나는 더 자주 왔었다고 하니 특별히 제주도에서 가보고 싶은 곳은 없었다. 그러던 중 TV프로 '배틀트립'에 MC 4명이 각자의 스타일로 제주 여행을 하는 방송이 나왔다.


나는 평소 여행을 다니면서 먹고 자는 비용에 인색했었는데 이번에는 방송에 나온 맛집을 다니며 먹는 것에 신경썼던 여행이다. 낚시, 플레이 케이팝, 탄산 온천, 선녀와 나무꾼, 미니 카트 등 소소한 경험도 있지만, 제주도 도착해서 부산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까지 2박 3일 동안 배가 불렀던 우리들의 먹방을 올려 본다.



1일 차

점심 와이키키 제주 큐브스테이크 (새별오름)

간식 낚시로 잡은 물고기 즉석 회 + 한라산 소주 (사계해변, 화순항)

저녁 칠돈가흑돼지 삼겸살 + 한라산 소주 (중문)

야식 호텔 앞 횟집 한치회 + 물회 + 한라산 소주 (중문)


2일 차

아침 호텔 조식 (중문)

점심 수두리 톳보말칼국수 (중문)

간식 흑돼지 꼬치 (송악산 입구)

저녁 올랭이와 꾸물럭 + 한라산 소주 (구제주)

야식 제주시 돔 나이트 부근 아무 술집 (신제주)


3일 차

아침 호텔 조식 (중문)

점심 롯데리아 (표선해수욕장)

간식 덕인당 쑥빵, 보리빵 (조천)

저녁 객주리조림 (신제주)







큐브스테이크 ★★☆

푸드트럭 와이키키_제주 / 매일 장소가 바뀌는데, 인스타그램 waikiki_jeju에서 위치를 확인 후 가야 한다.


정오에 제주에 떨어졌기 때문에 첫 일정은 점심이었다. 배틀트립에서 '김숙'이 큐브스테이크를 먹었다. 방송을 보며 작년 대만에서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오버랩되며 저건 꼭 먹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제주 여행에서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이다. 매일 장소가 바뀌고 인스타그램에서 정보를 확인하고 위치를 파악하는 수고까지 감수해서 찾아 갔다.


주위 사람이 시켜 먹는 것을 보고 일단 세트 2개를 주문했다. 방송에 나온 것이나 실제로 봐도 비주얼은 감탄을 자아낸다. 저 세트 중에서 제일 맛있는 것은 구워진 마늘이다. -_-; 스프는 뜨겁지 않고 특별한 것 없어 서로 안 먹겠다고 미뤘다. 감자는 역시 특별한 것 없고 흔히 먹는 맛이다. 메인이 되는 큐브스테이크는 조금만 덜 익혔으면 좋았을텐데... 소스도 특별한 것은 없었던 것 같다.


결론은 지나가다가 보이면 먹을만 하지  푸드트럭을 찾아가면서까지 먹을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세트로 시키기 보다는 큐브스테이크만 시켜서 먹고, 굳이 찾아가서 먹겠다면 맥주와 궁합이 맞는데 정작 여기는 맥주를 팔지 않으니 맥주를 준비해갈 것!







칠돈가 흑돼지 삼겹살 ★★★☆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32091566


함께 간 친구는 거의 매년 가족과 제주에 와서 맛집 다니며 힐링한다고 한다. 칠돈가는 그 친구가 강력히 추천했고 제주 친구는 유명하다 해서 먹어보려 해도 늘~ 줄이 길어서 아직 못 먹어 봤다고 했다. 제주에 칠돈가가 몇 군데 있는데, 우린 술도 마시고 해야 하니 숙소와 가까운 중문점으로 향했다. 


저녁에 식사도 해결하고 술 한잔 하기에는 딱 좋은 장소다. 고기와 소주가 먹고 싶다면 칠돈가는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다.







수두리 (톳)보말칼국수 ★★★☆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33431105


제주 친구가 자주가는 단골집이라며 추천해 주었다. 우리가 갖던 식당 중에 가장 오래 기다려야 했다. 저렴하고 맛있는 식당이다. 호텔조식이 아니라면 이 메뉴는 아침식사로 그만이겠다. 더욱이 전날 과음했다면 해장용으로도 제격이었다. 마지막에 보리밥을 말아 먹으라고 적혀 있던데, 건장한 우리도 칼국수 한 그릇이면 배가 부르다. 그리고 보리밥을 말아보니 맛이 별로다.







흑돼지 꼬치 ★★★☆


송악산 주변이라면 흑돼지 꼬치를 권하고 싶다. 아이스크림 먹으며 잠시 쉬었던 송악산 부근에서 흑돼지 꼬치를 발견했다. 아래에 보이는 아이스크림 가게가 현재는 흑돼지 꼬치 집으로 바뀌었다. 간식거리로 무심코 사 먹었는데, 친구들 말로는 큐브 스테이크보다 이게 더 맛있다고 한다. 가격이 5천 원으로 좀 비싸다. 4명이 2개를 시켰는데, 나눠 먹으라며 저렇게 컵에 담아 주었다. 송악산 스타벅스 근처에 있다면 코너만 돌면 바로 보이니 간식으로 추천한다.


2017.7.9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올랭이와 물꾸럭 문어삼합  ★★★★★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33856069


배틀트립에서 성시경이 정말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친구들에게 추천했다. 방송에 나온 장면을 보여주니 소주랑 먹으면 기가 막히겠다며 모두가 가장 기대했던 곳이다. 성시경도 방송에서 이건 소주랑 먹어야 한다고 했다. 주차 공간도 부족하고 주택가 골목에 있어 불편했다. 가게에 들어서니 메뉴판에 방송에는 소개되지 않았던 '문어 삼합'이 보였다. 


남자 넷이서 문어 삼합(중), 올랭이와 물꾸럭(중)을 시키니 배터지게 먹을 수 있었다. 올랭이와 물꾸럭은 방송에서 성시경이 먹었던 '오리 문어탕'이다. 제주 말로 올랭이가 오리고 물꾸럭이 문어란다. 어느 정도 먹고 나서 사리를 추가해서 먹고 마지막에 밥을 볶아 먹으면 세상 만족스러우며 여기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바다에서 나는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정말 맛있게 먹을 만큼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던 곳이다. 다만, 중문에서 거리가 좀 멀어 술을 마신다면 대리를 부르던지, 택시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제주 친구 말로는 여기서 대리운전 부르면 중문까지 4만 원 줘야 한다니 운전할 사람을 미리 뽑아놔야 할 것이다.








덕인당 쑥빵, 보리빵  ★★(?)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11611243


배틀트립에서 김숙이 제주에 도착하면 가장 이곳에 들린다고 했다. 공항에서 가까운 곳이라 첫 코스로 가려고 했는데, 큐브스테이크와 경로가 갈려서 공항으로 돌아가기 전에 들렀다. 점심시간 조금 지나서 갔는데 쑥 빵과 보리 팥빵은 벌써 다 팔리고 보리빵만 있다고 했다. 


쑥 빵이 꼭 먹어보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하자 불량이라 판매하지 않는 제품이라며 맛보라고 쑥 빵 두 개를 주셨다. 몇 번 씹고는 친구들과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이것은 우리가 굳이 찾아와서 사 먹을 만큼은 아니라는 텔레파시가 통했다. 그냥 나가기 미안하니 보리빵 4개를 사서 들고 나왔다. 친구들은 우리가 제주에서 먹었던 음식 중에 최초의 실패라고 하며, 옥수수 술빵이 더 맛있다고 했다.


보리빵은 안에 아무것도 들지 않아 아무 맛도 없었다. 보리 팥빵과 쑥 빵을 따뜻한 상태로 먹어 보지 못해 평가하기 어려운데, 다음에 다시 제주를 찾으면 꼭 다시 들러야겠다. 보리빵은 그냥 안 먹는 게 좋을 것 같다. 가난했던 시절 먹었던 음식이라는데, 지금 가난해도 몇백 원 더 주고 다른 쑥 빵이나 보리 팥빵을 먹는 것이 좋겠다. 







길 객주리 객주리 조림  ★★★☆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36909459


역시 배틀트립에 나왔던 식당이다. 주택가 골목에 있고 간판이 작아 눈에 잘 안 뛴다. 여긴 공항에서 가깝기 때문에 첫 끼나 마지막 식사로 괜찮은 것 같다. 소주 안주로도 좋지만, 먹어보니 이건 완전 밥도둑이다. 4명이서 객주리조림(대)를 시키니 딱 적당했다. 쥐치 두마리 반 정도 들어간 것 같다. 정작 쥐치 살코기는 먹을 게 별로 없고 국물과 감자로 밥에 슥삭 비벼 먹었다. 주인인지 종업원인지 결제해주는 아줌마가 불친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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