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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전하는말

증조母

by 솔파파 대류 2006. 4. 7.


언제 돌아가셨을까? 함자가 어떻게 되었더라? 내 어린 시절 나에게 손수 반찬을 쌈 싸주셨던 증조할머니….

어린 시절 가장 먼저 드는 기억은… 증조할머니에게 너무나 못되게 굴었다는 것이다. 밖에 나가 놀다 들어오니 할머니가 오셔서 마당에서 뭔가 하시고 계셨다.


"망구 왔네! 망구 왔네" 


철없는 아이의 못된 근성이 해서는 안될 말을 하고 있었다.


"그래 망구 왔다. 할망구 왔다!"


알지 못할 거라 여기며 했던 말을 할머니는 당연히도 알아들으셨다. 왜 그랬을까…. 왜 기억조차 가물 한 나의 어린 시절을 많이도 돌봐 주셨던 할머니께 그런 못된 말을 했을까…? 나는 할머니를 생각할 때 마다 그 순간이 떠오르고 참 후회스럽다.


치매로 우리 가족을 반년은 괴롭히셨었지요? 중학교 때 학교 마치고 집에 오니 온 집안이 똥 냄새로 가득했었습니다. 휴지에 물을 묻혀 온 마루에 저질러 놓은 흔적을 지우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기저귀 갈아 끼운다고 내가 뒤에서 들고 있을 때 다리에 힘 안 준다고 일부러 그러는 거냐며 화냈던 기억도 납니다.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립습니다. 할머니가 싸 주시던 쌈을 한 번 다시 맛보고 싶습니다. 참 큰 방을 혼자 쓰셨지요…. 전 그 방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무궁무진한 상상의 나래로 놀기도 많이 했었습니다.


할머니!

편안한지요? 어떠세요? 어떤 세상에 계신가요? 얼굴이 참~ 낯설답니다. 그만큼 기억도 가물거립니다. 하지만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참 좋은 분이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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