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근을 준비하던 무렵, 휴대폰이 울렸다. 며칠 후 결혼한다는 재용이의 전화였다.
동래에 와 있다고 마치고 오란다.
오래전 절친한 친구에서 유치한 자존심 싸움 때문에 완전히 남이 되어 버린 현범이와 같이 있다고...
사춘기를 함께 보낸만큼 소중한 녀석이기에 헤어진 옛 사랑처럼 가끔씩 생각나던 녀석.
하지만 서로의 알량한 자존심 때문인가 우리는 서로를 잊고 지냈다.
그렇게 몇 년이나 흘렀을까 재용이로 인해 오늘 짧은 술지라를 가졌다.
재용이의 결혼 얘기는 뒤로 밀려나고 우린 서로 저마다 기억하고 있는 나름대로 파란만장했던 옛 추억들을 펼쳐내기에 바빴다.
10여년 전...
촌스러운 초록색 교복이 어울리던 빡빡머리 소년들은 농구 푹~ 빠져있었다.
사교적이고 주관이 뚜렷하지만 잘난척을 많이했던 포워드 현범, 어정쩡한 거리의 2점슛을 잘 넣는 나름대로 주포였다.
누가봐도 어딜보아도 대한민국 표준이 딱 이정도겠다 싶은 가드 재용이, 마이클 송단이었다.
긍정적이며 활발하여 녀석들에게 좋은거든 나쁜거든 전도하며 이것저것 많은 경험을 나누었던 센터 나, 슛터의 기를 죽이는 블록킹이 특기였다.
동래중의 이 세 단짝은 눈만 뜨면 학교 농구코트에서 땀을 흘리고, 저녁무렵 누구네 집에 모여 라면을 끓여먹는게 일상이었다.
삼총사는 다른 청소년들이 사춘기에 겪는 그 흔한 모든 일들을 함께한 그야말로 친구였다.
그렇게 그들은 아름다운 나날들은 다양한 에피소드로 장식하며 어린날의 노트를 채워갔는데, 머리가 굵어진 어느날 자존심 강한 나와 현범은 돌이킬 수 없는 다툼을 벌였다.
주먹다짐이었으면 깨끗하게 털고 일어났겠지만 그 알량한 자존심 싸움은 수년간의 단짝을 한 순간에 갈라 놓았다.
덕분에 중간에 끼어있던 재용이마저 서먹한 사이가 되었다.
청소년기에 농구로 뭉쳤던 세 녀석은 성장하면서 관심사가 달라졌고, 대학이라는 기로앞에서 각자의 길로 흩어졌고, 화해의 날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고 10여년...
재용이는 세무공무원으로, 현범이는 의류사업과 증권사 직원을 거쳐 취업 준비생으로, 나는 태권도 사범으로 우리는 다시 만났다.
오래전 얘기한 적이 있었다. "현범이는 바람기가 많으니 쉽게 결혼하기는 힘들것이고, 재용이는 제일 무난하니 평범한 여자 만나 제일먼저 평범하게 결혼할 것이고, 나는 파란만장하게 살아가면서 힘들게 결혼할 것 같다."고 말이다.
우리에 오래전 얘기는 현실이 되었다.
오늘 재용이 결혼전에 재용이로 인해 셋이 다시 만났다.
오래전 상처는 말 없이 묻어두고 서로 안부를 물어보고 옛이야기를 하다가 재용이는 먼저 가고 현범과 둘이 잠시 걸으며 짧게 얘기를 나눴다.
역시나 오래전 우리가 서로를 잃게된 이야기가 있었다.
이제 성인이되어 생각해보니 참으로 소중한 친구를 참으로 어처구니 없이 한 순간에 잃었다는 것에 우린 공감했다.
가끔 연락하면서 지내자고 헤어졌지만 과연 우린 친구로 돌아갈 수 있을까....
오래전 우리가 셋이 함께 있을 땐 우리가 이토록 멀어질 것이라고 그 누구하나 의심치 않았다.
1년에 한 번 연락말까한 그런 먼~ 친구들이 될 줄이야....
친구들과 헤어지면서 생각했다.
돌이켜보면 난 참 친구들이 많았는데 지금 나에게 남아있는 친구는 과연 누구인가....
저마다 자리를 잡아가면서 여러 부류의 친구들이 생겨나지만 시기 시기마다 친한 사람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친구인 것이 아닌가....
사춘기 시절의 친구들을 만나니 사춘기 시절처럼 머리가 복잡하다.
과연 나는 진실되게 친구들을 사귀고 만나고 있는 것인지....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해 친구를 사귀고 만나서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서른에 다 다가선 오늘날 나에겐 어떤 친구들이 어떤 존재로써 자리하고 있는지... 과연 말 그대로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존재가 얼마나 되는지....
결혼 축하한다 재용아~ <-- 부산에 있으면 갔을텐데 ... 축하한다고 말이라도 전해주라~
언제 ...늙어서 현범이랑 재용이랑 형진이랑 나랑 농구 함 하러가까?ㅋㅋ
나의 철벽 블로킹을 보여주지 ㅋㅋㅋ
주현이 싸이보니깐 남자친구인지 ... 잘은 몰라도..
사이좋게 찍은 몇몇 사진들을 보니깐 ...
그리워 하는 것이..
보고싶어 하는 것이..
죄가 되는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
그런데도 어쩔수 없이 그리워지는 주현이를 ...
나 자신도 감당 할수가 없다...
멈춰진 시간 아래서 맴돌기만 한 것이...
그 언젠가로부터..몇 년 동안.... 인거 같다..
그리움을 떨치지 못하니...
아직도 매일 매일 주현이와 있었던 많은 일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시간은 약이라지만 ... 그렇지 않은거 같다
살아 가면서 ...
자기 자신도 모르게 ...
보고 싶지만 못보게 되는 사람이 생기는 것 같다..
정말 너무 안타까운 일인 것 같다...
친구..
연인..
혹은 부모.. 마저도..
되돌릴 기회가 온다면 반드시 붙잡고 싶다 ..
너도 꼭 그렇게 해라..
몇 일 전부터 일당받고 용역 뛰고 있다
핸드폰 살려서 연락하마 ㅎㅎ